소개
6년 후, 그녀가 아이들과 함께 돌아왔다. 그리고 자신의 곁에 있는 ‘작은 자신’을 보고서야, 그는 그날 밤의 ‘낯선 남자’가 바로 자기 자신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뒤늦은 후회와 충격적인 기쁨에 휩싸였다. 그날 이후, 냉철하던 총재님은 껌딱지로 돌변해 밤마다 그녀의 침실 문을 두드렸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결혼식장으로 달려가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갈며 외쳤다.
“당신 남편, 아직 안 죽었거든!”
그 광경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
첫째 아들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 아저씨,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고 싶다.”
둘째 아들은 질색하며 두 눈을 가렸다. “창피해 죽겠네. 진짜 못 봐주겠다.”
셋째 아들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중얼거렸다. “끝났네. 오늘 밤 아빠는 엄마한테 엄청 맞겠다.”
넷째 아들은 미간을 찌푸리고 얼굴을 찡그리며 하늘 끝까지 눈을 뒤집었다. 더는 할 말도 없다는 듯이.
그때, 공주님 드레스를 입은 막내딸만이 박이안에게 달려가 그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물었다.
“아빠, 엄마는 신부 들러리 하면 안 돼요?”
박이안: “……”
그렇게 올해의 가장 거대한 ‘공개 처형’ 현장이 탄생했다!
챕터 1
“날 믿어요! 내가 책임질게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가장 존귀한 여자로 만들어 줄 테니까!”
남자의 단호한 약속이 귓가에 울렸지만, 안유진은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
“싫어, 싫어요…… 아악!”
남자가 거세게 힘을 주자 안유진은 비명을 지르며 고통에 기절하고 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곁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야릇한 분위기는 채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린 휴지 뭉치와 흐트러진 옷가지들이 조금 전의 광란을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었다.
안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쥐었다. 시야가 점차 흐려졌다…….
그녀는 유부녀였다. 오늘은 공항에 남편을 마중 나오기로 한 날이었다. 그런데 아직 남편을 만나기도 전에 순결부터 잃어버린 것이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혼인 중 외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남편의 얼굴은 또 어떻게 봐야 한단 말인가?
만약 그에게 사실대로 말한다면? 공항에서 당신을 기다리다가 소동이 벌어졌고, 혼란스러운 틈에 어떤 남자에게 어두운 휴게실로 끌려가 이런 끔찍한 일을 당했다고 하면…….
그가 과연 믿어 줄까?
그녀를 받아 줄까?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계속될 수 있을까?
안유진은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그저 뚝뚝 떨어뜨렸다.
전생에 대체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운명이 이토록 가혹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사랑 한번 받지 못하고 엉망진창인 삶을 살았다.
공부로 운명을 바꿔 보려 애써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지만, 양부모는 그녀에게 억지로 시집을 가라고 강요했다.
원래 정략결혼 상대는 동생인 안가은이었지만, 상대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그녀로 바뀌었다!
친딸이 고생하는 건 보기 싫고, 두둑한 예물은 거절할 수 없었던 양부모는 수년간 키워 준 양육의 은혜를 들먹이며 그녀에게 대신 시집가라고 압박했다.
그 당시, 그녀의 자퇴 수속부터 약혼과 결혼까지.
단 한 사람도 그녀의 의견을 묻지 않았다.
그녀가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 물어봐 주는 사람도 없었다.
그들은 제멋대로 그녀의 학업과 미래를 망가뜨렸다.
울기도 하고 원망도 했지만, 결국 현실에 타협하고 말았다.
결혼은 여자에게 새로운 시작이라고들 하지 않던가. 그 냉랭한 집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겼다. 이왕 시집을 갔으니 좋은 아내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지난 2년간 박이안은 줄곧 해외에서 다리 치료를 받았고, 그녀는 2년 동안 독수공방하며 한 치의 다른 마음도 품지 않고 정숙하게 지냈다.
이 결혼은 그녀가 학업과 미래를 희생해서 얻어 낸 새로운 삶이었기에 더욱 소중히 여겼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하필 박이안이 돌아오는 당일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그녀는 이제 어떡해야 할까?
“따르르릉…….”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였다.
“사모님, 도련님께서 돌아오라고 하십니다.”
안유진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죄책감과 불안감이 엄습했다.
“벌써 집에 돌아가셨어요?”
“네, 도련님께서 집에 오셨다가 사모님이 안 계신 걸 보시고 바로 다시 나가셨어요. 나가시기 전에, 돌아오시면 서류에 서명하라고 전하라 하셨습니다. 도련님께서…… 사모님과 이혼하시겠답니다.”
안유진의 머릿속이 윙, 하고 터져 버리는 것 같았다.
박이안이 이혼을 요구한다고?
그녀는 박이안이 이 정략결혼에 불만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결혼식 당일에도 그는 나타나지 않았고, 그 후로도 줄곧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결혼한 지 2년이 지났지만, 단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었고 서로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몰랐다.
하지만 지난 2년간 그는 그녀에게 못되게 굴지 않았다!
먹고 입는 것 하나 부족하게 한 적 없었고, 그녀가 아플 때면 하인들에게 잘 돌봐 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수천 리나 떨어져 있었지만, 그녀는 그의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박이안이 가문의 정략결혼을 싫어할 뿐, 자신을 싫어하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좋은 아내가 되어 준다면, 다른 금실 좋은 부부들처럼 서로를 아끼고 보살피며 평생을 함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설마…….
“사모님,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도련님께서 이 고급 주택을 사모님께 주셨고, 럭셔리카 두 대에다가 돈도 아주 많이 주셨어요.”
아주머니는 흥분해서 말했지만, 안유진이 어떻게 슬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녀는 지금 죽을 만큼 슬펐다.
이 지독한 인생은 정말이지 최악이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이혼하지 않겠다고 말할 자격이 그녀에게 있을까?
이미 순결을 잃은 몸, 더 이상 그에게 어울리는 여자가 아니었다.
안유진은 코를 훌쩍이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어요. 바로 돌아가서 서명할게요.”
전화를 끊은 안유진은 불편한 몸을 억지로 일으켜 옷을 챙겨 입고 비틀거리며 공항을 빠져나왔다.
그녀가 떠나자마자, 수십 대의 검은색 럭셔리카가 갑자기 공항 밖에 나타났다.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들이 일제히 차에서 내려 공항을 빈틈없이 에워쌌다.
비서가 공손하게 차 문을 열자, 박이안이 다리를 뻗어 차에서 내렸다.
수제 맞춤 구두, 값비싼 명품 정장, 한정판 손목시계……. 성공한 남자의 상징과도 같은 차림이었다.
훤칠한 키에 강인한 인상의 이목구비, 뼈 속까지 배어 있는 강렬하고 냉정한 제왕의 기운이 보는 이를 오싹하게 만들었다!
모두가 우러러보는 동시에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조심스럽게 그를 훑어보았다.
박이안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VIP 휴게실을 향해 걸어갔다.
어젯밤 그는 더러운 약을 먹고 누군가에게 쫓기다가, 급한 나머지 한 여자의 순결을 짓밟고 말았다.
그 후 적들이 이곳까지 쫓아와 여자에게 해를 끼칠까 봐 일단 자리를 피했고, 위험을 모두 제거한 뒤에야 돌아온 것이었다.
그녀의 첫날밤이었다.
그는 어젯밤 분명히 말했다. 반드시 그녀를 책임지고,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존귀한 여자로 만들어 주겠다고!
그 박이안은, 한번 뱉은 말은 반드시 지킨다.
박이안이 휴게실에 채 도착하기도 전에, 주 비서가 종종걸음으로 그의 뒤를 따랐다.
“이안 형님, 집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사모님께서 이미 귀가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모님께서 어젯밤 다른 남자와 함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몸에 남은 흔적이 아주 선명하다고 합니다. 집사님 말로는, 사모님께서 지난 2년간 꽤 많은 남자를 만났고, 외박도 잦았다고……
게다가 사모님께서 술에 취하면 막말을 하기도 하는데, 전에 술집에서 사람들 앞에서 형님은 장애인이라 자기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형님이 자기를 아내로 맞은 건…….”
“그건 뭐라고?!”
“……언감생심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허!”
박이안이 얇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그 아내는 2년 전 박씨 집안에서 그의 세력을 억누르기 위해 강제로 떠안긴 여자였다. 그는 단 한 번도 그녀를 본 적이 없었고, 심지어 결혼식 당일에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제 판세는 안정되었고, 그는 모든 권력을 손에 쥐었다. 더 이상 얽매일 필요가 없었기에,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이 바로 그 아내와의 이혼이었다.
그가 박정한 것이 아니라, 두 사람 사이에는 그 어떤 감정도 없었다!
이혼은 그녀에게도 좋은 일이고, 해방이었다.
그녀의 2년이라는 청춘을 보상하기 위해 그는 고급 주택과 럭셔리카, 그리고 1900억짜리 수표까지 적지 않은 보상을 준비했다.
그런데 그녀가 그렇게 행실이 바르지 못하고 사람을 아래위로 훑는 여자였다니!
그렇다면, 그녀는 그의 보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
“기존 이혼 합의서는 파기하고, 새로 작성해! 혼인 중 외도하고 부정한 짓을 저질렀으니, 빈손으로 내쫓아!”
“네!”
휴게실 문 앞에 도착한 박이안은 들끓는 분노를 가라앉히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은 뒤, 휴게실 문을 밀고 들어갔다.
가장 온화하고 가장 단정한 모습으로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일생에 단 한 사람. 그는 그녀를 품었고, 이 평생 그녀가 아니면 안 되었다.
하지만—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아무도 없었다.
그녀가 떠났나?
박이안은 공항 전체를 샅샅이 뒤졌지만 그녀를 찾지 못하자 미간을 찌푸렸다.
“전달해. 무슨 수를 쓰든, 어떤 대가를 치르든, 반드시 그녀를 찾아내!”
그녀를 찾아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존귀한 여자로 만들어 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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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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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았다면... 그는 가장 비열한 짓을 저질렀다. 다른 여자를 침대로 데려가 그의 도시 아파트에서 그 여자를 애인으로 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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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 코자키스
이번에는, 그는 반드시 아내를 되찾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를 다시 그의 침대로 데려가, 그녀의 유연한 몸이 그 아래에서 통제할 수 없는 열정으로 떨리게 하며, 그가 그녀 안으로 반복해서 들어가며 그들 사이에 타오르는 꺼지지 않는 불을 만족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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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질릴 정도로 듣기 싫다.
그들은 나를 다른 사람들의 행복만이 중요한 표준적인 그림에 억지로 포함시키려고 한다. 현대 사회의 규칙에 따르면, 당신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같은 피를 나눈다는 것이 사람들 사이의 정서적 연결을 의미하는 걸까? 내가 틀린 것인지 알고 싶다.
가슴 속에서 느껴야 할 따뜻함을 느끼지 못한다.
"너는 자기밖에 몰라, 에론."
조용한 고독 속에서도 짜증나는 밀란 몽조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은 그를 나의 "형제"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같은 부모 중 한 명의 자식일 뿐, 진짜 형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얽혀 있다.













